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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 칼럼] 우리동네 노동자, 안녕하신가요?
우리의 삶은 누군가의 노동 없이는 한 순간도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모든 재화와 서비스는 누군가의 노동을 통해 제공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한국사회는 노동이 존중받지 못하고 ‘노조 할 권리’를 비롯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3권도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네에서 자주 마주치는, 우리동네 노동자들은 어떨까요?
티브로드 기사님들은 티브로드 소속이 아니라구요?
강북구에서 케이블방송을 서비스하고 있는 티브로드에는 ‘케이블 기사님’이라고 불리우는 케이블TV와 인터넷 설치, 수리, AS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노동자들은 티브로드 소속이 아니라 센터라 불리우는 협력업체에 소속된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다단게 하도급 구조에서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던 이들은 지난 2013년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34일간의 파업과 노숙농성, 본사 점거농성 등을 진행한 끝에 단협을 체결하고 싸움을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노사상생협약은 파기되었고 협력업체 교체 과정에서 조합원 표적해고, 지표와 영업 압박 등의 노조탄압이 계속되면서 매년 노사관계 파행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티브로드는 연초부터 정규직에 대한 인력감축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협력업체는 임금교섭에서 통상급 삭감과 성과연봉제 도입을 주장했다고 합니다. 반복되는 노사관계 파행으로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매년 노숙농성 등을 진행하며 4년째 거리에서 추석을 보내고 있습니다. 올 해도 노사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지난 9월 14일부터 국회앞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티브로드 비정규직노동자들이 국회앞에서 노숙농성 중이다
복수노조법을 악용해 노조를 탄압하는 버스회사
동아운수는 151, 1165 등을 운행하는 버스회사로 강북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회사는 한국노총 서울시버스노조 소속인 동아운수지부 탄압용으로 ‘행복노조’라는 어용노조를 설립했고 전체 직원 400여명 중 300여명이 가입한 다수노조가 되었습니다. 이후 동아운수지부 조합원에 대한 배차 불이익, 임금 차별 등 지속적인 부당노동행위가 진행됐고 한 조합원의 경우 3차례 해고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아운수지부 조합원들은 지난 8월 31일, 정의당에 집단입당하고 복수노조법 개정 등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복수노조가 허용된 이후, 동아운수와 같은 복수노조 사업장에서는 친기업노조를 통해 민주노조를 무력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가 노조탄압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아 노동계에서는 노조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사용자에게 교섭방식 선택권을 부여하는 교섭창구 단일화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하반기 정기국회에서도 주요한 노동의제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임진욱 동아운수 대표는 최근 ‘소녀상 버스’를 운행하며 주목을 받았는데 그 이면에는 지속적인 노조탄압이 있었다니 씁쓸한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동아운수 노동조합
본사, 가맹점, 협력업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의 사장님은 누구인가요?
지난 9월 21일,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 본사에 대해 제빵기사 5,378명 직접고용 지시와 임금꺾기 등 체불임금 총 110억 지급을 명령합니다. 이후 해결방안을 둘러싼 뜨거운 논란이 이어지고 있고 제빵기사의 노동권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습니다. 이 문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에 의해 처음 공개됐습니다. 지난 6월 27일, 이정미 의원은 파리바게뜨 본사가 위장도급업체를 통해 가맹점에 인력을 공급하고 실질적으로 제빵기사들을 지휘·감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제빵기사들은 장시간 노동과 부당한 업무지시, 위장도급업체의 퇴근시간 조작으로 상시적인 임금체불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이후 권리찾기에 나선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은 8월 17일, 노조를 설립했고 현재 300여명의 제빵기사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북구에는 18개의 파리바게뜨 매장이 있는데요. 우리가 동네에서 사먹은 빵을 만든 제빵기사들의 사장님은 과연 누구일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대부분은 노동자입니다. 일터는 다르지만 같은 노동자의 시선으로, 매일같이 마주치는 ‘우리동네 노동자’들의 현실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는 것. 모두의 노동이 존중받고 노동의 가치가 정당하게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아닐까요?
- 김일웅(생활정치스튜디오 우리동네 운영위원)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어디까지 왔나
지난 9월 18일 예고 됐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휴업이 오락가락 하다 결국 무산되면서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진 상황입니다. 아동과 학부모를 볼모로 사립 유치원 관계자들의 집단이익 추구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죠. 그럼에도 일부 몰지각한 시설장과 법인 관계자를 제외하고 본다면 우리 사회에서 영유아 보육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민간의 역할을 과소평가 하긴 힘듭니다.
오히려 유아교육과 보육이라는 국가의 역할을 민간에 떠넘겨온 국가정책이 근본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다행스럽게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기간 국공립 유치원∙어린이집을 다니는 아동 비율을 현재 25% 수준에서 2022년까지 40%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 이런 정책변화는 저출산으로 인한 아동 숫자가 줄어드는 현상과 맞물려 민간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정부 정책이 좀 더 단계적이고 세밀한 방향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습니다. 국공립 비율을 높여야 하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지만 신설의 경우는 비용 때문에 정작 해당 지자체가 꺼리는 경우가 많고 주변 민간 어린이집의 강한 반발을 삽니다. 강북구의회에서도 국공립어린이집 신설에 관한 반대 취지의 질의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는 민간 어린이집의 국공립 전환은 시설과 부지를 기부채납 형식으로 제공받아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새정부의 방향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설에 비해 비용 절감 효과가 있지만 부지와 건물을 소유한 민간 어린이집 소유자나 아파트 입주민 단체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정부와 서울시가 민간 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지만 잘 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민관협력을 이끌어 내야 할 자치구의 책임있는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한편 민간 어린이집에 대한 지원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어린이집이 정부 지원의 대가로 감독의 의무를 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영세 민간 어린이집에 과도한 행정 업무가 따르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하고, 개인 소유의 민간 어린이집으로 하여금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법인화를 유도하는 과정의 부작용은 어떻게 최소화 할 것인지를 강구해야 합니다.
출처: http://news.joins.com/article/18673961
강북구의회 의원 연수 어떻게 봐야 하나
기초의회 의원의 공무상 해외 여행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협력 관계에 있는 도시나 기관의 초청으로 가는 경우도 있고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외국을 다녀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행사는 상대의 초청에 의한 것으로 의정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비용과 목적이 뚜렷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습니다.
오늘 살펴볼 것은 의회 자체의 결정에 의해 의장단, 의원 전원, 혹은 개별 의원의 연수성 해외공무여행에 관한 것입니다. <강북구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 조례>에 따르면 '공무국외여행은 지역 현안에 대한 비교시찰 및 의정활동 향상을 위한 여행이어야 하고, 국외여행 이외의 수단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계획과 관광성 일정은 배제한다’(5조1항)라고 되어 있습니다. 과연 의원 연수의 목적은 무엇이고 여행을 통해 그것을 달성하고 있을까요.
우선,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7대 강북구의회(2014년~현재)의 공무국외여행 보고서를 확보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는 파일 용량에 따라 과금을 하는데, 저는 신청 후 2주에 걸쳐 이 파일을 받으면서 6만원의 비용을 치뤄야 했습니다. 해당 조례 9조 3항에서는 '허가권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제출받은 공무국외여행보고서를 자료실에 소장·비치하고,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열람이 용이하도록 조치하여 공동으로 활용하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강북구의회는 홈페이지 어디에도 이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타 자치구 의회에 비해 뒤쳐진 정보접근성이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결과보고서를 보면 방문지가 어디든지 여행 목적이 '선진지 비교 시찰’로 되어 있습니다. 강북구의 현안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규정하지 않고 추상적으로 복지, 교통, 문화 등의 분야에서 강북구와 특정 도시를 비교하겠다고 합니다. 누가봐도 그 여행 결과가 겉핥기 식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방문 목적이 불분명하니 짧은 일정에 시찰하는 장소도 유명 관광지를 다녀오는 수준 밖에 되지 않습니다. 비교시찰을 하고 싶으면 담당기관과의 회의나 전문가의 안내를 받아야 할텐데, 한 곳 정도만 제대로 된 일정을 배치하고 나머지는 일반 관광 수준의 방문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보고서에는 방문 국가의 일반현황을 서두에 적어 놓았는데, 인터넷 백과사전에서 복사해서 붙인 것처럼 방문 목적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또한 현지 시찰 사진이라며 보고서에 첨부해놓았는데 몇몇 사진은 인터넷에서 동일한 사진이 검색될 정도로 허술하게 작성되었습니다. 앞으로 여행을 안내하는 대행업체 선정과 비용처리에 관한 내용도 다룰 예정입니다만, 결과보고서의 내용만으로도 기초의원의 공무여행이 과연 적절한가란 의문이 듭니다.
공무국외여행 계획에 대한 심사는 5인 이내의 심사위원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계획의 적절성과 결과의 성실성을 심의위원회가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 것일까요. 또한 공무여행이라면 그 결과가 의정활동과 강북구민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결과보고서를 공개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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